사라져 가는 아쉬운 것들.. :: 2007/02/20 14:50
ozzyz님의 "옛날 비디오 찾아 황학동에 가다" 글을 봤다. 황학동은 근처를 지나가면서 "여기가 도깨비 시장이군" 하면서 지나간 적만 있었지, 실제로 제대로 가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나에게도 이 것과 비슷한 생각을 하게한 경험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ozzyz님의 글의 맥락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지는 몰라도, 나에게는 인사동이 이와 비슷한 경우가 아닐까 싶다.
옛날 인사동 거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단 몇백 미터 밖의 휘황찬란하고 시끌 벅적한 분위기와는 다른 인사동의 고즈넉한 여유를 기억하고 있을 것 같다. 나도 지금은 없어진 종로의 코아아트홀에서 영화 모임을 하면서 인사동을 자주 찾았었고 지인들의 소개로 알아가던 인사동 골목골목의 숨어 있는 찻집들과 명소들은 아직도 기억난다.
하지만 99년 군대 제대후 다시 인사동을 찾았을 때, 이미 내 기억 속의 인사동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다. 정확히는 97년 4월 전통문화보전 차원에서 시행한 ‘차없는 거리’는 아이러니하게도 개발바람을 인사동에 몰고 왔고, 그 이후로 인사동은 이른바 "돈의 힘"에 밀려서 서서히 변해 버린 것 같다.
아쉽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고, 왠지 이 딴짓을 한 정부가 밉기도 하고, 하지만 이미 흐름을 거슬를 수는 없다고 생각이 되니 다시 서글퍼진다. 다만 그 대신에 삼청동을 알게 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랄까. 또한 삼청동은 인사동과 비슷한 케이스에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리라는 생각도 든다. 한 때 이슈화 되었던 "스타벅스에서 분위기를 즐긴다"와 같이 애초에 가치기준을 다르게 주는 것이 해결책이 되지 않을 까 싶다.
좀 다르게 표현하면.. 인사동이 변하고 신촌에서 독다방이 없어지고 한양대 앞 드뷔시 산장이 변하는 것이 아쉬운 것은 인류가 태고적부터 항상성을 숭상해 왔다는 문화인류학적인 이야기를 끌어 들이지 않더라도 모두가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몇 남지 않은 신촌 미네르바와 대학로 학림다방을 10년 뒤에도 살아 남으려면, 단순히 오래되었다가 아니라 오래된 것을 가치화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 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