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비티 (Gravity, 2013) :: 2013/10/19 17:13

그래비티
내 평생에 딱 두번 경험해 보았던 스탕달 신드롬을 세번째로 느끼게 해주었다. 사실 이 이상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내 영화 인생에 있어서 이와 비슷한 강렬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영화가 과연 10편이나 될까? 영화를 다시 한번 보고 감정적으로 정리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지만 우선 간단히 몇가지 메모를 남겨본다.

- 스탠리 큐브릭의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 이후로 이렇게 우주와 인간에 대해서 경외감을 가지고 진지하게 접근한 영화는 처음인 것 같다. 여지껏 우주는 그저 인간들의 놀이터라는 인식뿐이었지만, 사실 우주는 인간이 있을 곳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나 무겁게 그리고 잔인하게 그러면서도 아름답게 보여주었다.

- 리얼하다. 너무나 리얼하다. 화면이 너무 리얼해서 마치 감정이 배제된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 기술의 바탕으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한 화면의 움직임과 그 길고도 긴 롱테이크들이 사실 인간의 감정으로 충만해 있다.

- 앞서 말한 무감정의 리얼한 사건 묘사와 감정으로 충만한 카메라 움직임이 합쳐져서 얻어지는 시너지는 보는 사람을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아니 승천시킨다는 표현이 맞을 라나..?

- http://alric.egloos.com/ 에서 본 평처럼 (지금은 삭제) 이 영화에 제목이 왜 gravity인지 곱씹어 보면 더 한층 감동을 준다.

건담에선 중력이 나쁘게 나오지만
여기에서 중력은 어머니이고 고향입니다.

- 이런 위대한 영화를 만든 감독이 과연 누굴까 살펴보았지만 사실 딱히 연관성이 없어 보인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 하지만 단순히 우연으로 치부하기에는 스토리의 전개가 너무나 깔끔한 것이 (특히, 조지 클루니와 마지막 엔딩) 신내림을 받지 않고 이런 것이 가능할 까 의심이 갈 정도이다.

2013/10/19 17:13 2013/10/19 17:13
이 글의 관련글
Trackback Address :: http://www.sylphion.net/trackback/1265
< PREV |  1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  793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