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마이신코 이야기 (マイマイ新子と千年の魔法 ,Mai Mai Miracle, 2009) ★★★★ :: 2009/12/15 01:30


이 날따라 악재가 겹쳐서 영화시간에 늦은 것은 물론이요. 차가 막혀서 택시비도 배로 깨지고, 토요일 오후 3시라는 최악의 타임인 관계로 초등학생들의 팝콘 씹어먹는 소리가 영화관 전체에 쩌렁쩌렁 울려 버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것을 전부 잊어 버릴 정도, 영화는 훌륭한 몰입감을 선사해 주었다. 감독의 전작인 '아리테 공주'가 그 유명세와는 정반대로 최고의 완성도를 보여 주었던 바, 마이마이신코 이야기도 오직 감독 이름 하나만 믿고 선택하였는데, 역시나 이 영화 선택법은 절대로 관객을 배신하지 않는다.

최근 지브리 하우스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님의 후계자 문제로 이리 저리 휘청거리면서 제대로 된 작품이 나와주지 못하고 있는데, 이 작품이 그 공백을 충분히 메꿔 줄 수 있으라고 생각한다. 원작을 접하지 못한 관계로 감독의 역량인지 원작의 힘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어른의 눈높이가 아닌 진정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여지껏 지브리 작품에서도 그다지 느껴보지 못한 것이지 않나 싶다. 정작 아이들이 이 영화를 보고 어떻게 느낄지는 모르겠지만 30대 중반의 아저씨는 2시간 동안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에 푹 빠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점은 정말로 "추억이 방울방울" 떠오르게 해주었던 극중의 BGM이다. 독특하게도 아카펠라 곡들이 많았는데, 청명한 아카펠라 곡의 울림이 영화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해주었다.  가수를 찾아보니 Minako"mooki"Obata인데, 알고보니 카타부치 감독이 이전에 맡았던 Black Lagoon TV판 15화 "Swan Song at Dawn" -  무시무시한 인상을 남겨주었던 살인귀 쌍둥이의 이야기 - 에서 삽입곡과 엔딩을 맡았던 가수이다. Black Lagoon에서도 유일하게 다른 엔딩 영상을 만들 정도로 카타르시스를 증폭시켜주었었는데, 이 작품에서도 그에 못지 않는 인상을 남겨 주었다.

한마디로 작품 자체의 느낌은 단순한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영화같지만, 실제 뚜껑을 열면 기대 이상의 수확을 얻을 수 있는 영화다. 느낌상 극장 상영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 같은데, 많은 분들이 감상했으면 좋겠다.

2009/12/15 01:30 2009/12/15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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