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렛 (Chocolate, 2008) ★★★ :: 2009/08/14 21:37

옹박으로 대박을 친 태국 프라차야 핀카옙 감독의 옹박2에 이은 후속작. 영화는 한마디로 "이번엔 소녀 옹박이다!!"가 컨셉이긴 한데... 아무래도 소녀에게 "옹박"은 좀 무리인듯 싶다. 카메라 빨로 극복해보려고 노력은 하는데, 확실히 어린 여자아이라서 눈으로 보이는 파괴력의 차이는 어쩔 수 없어 보였다. 역시 춤도 그렇고 액션도 그렇고 확실히 기럭지가 길어야 박진감이 넘치는 듯 싶다.

물론 영화 자체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재미도 그럭저럭 있었고, 액션도 나름 볼만하고. 게다가 영화 찍으면서 정말로 고생은 많이 한거 같다. 영화 끝에 제작 과정이 나오는 데 정말로 진짜로!! 힘들게 만들었다는 것이 느껴지더라. 오히려 왠지 어린 여자아이를 이런 식으로 고생시키는 것에 미안한 마음마저 들 정도였다.

그리고 전 작품인 옹박도 그랬지만, 와이어, CG없이 말 그대로 온몸을 던져서 영화를 찍는 스턴트맨들이 정말로 대단해 보였다. 물론 영화를 위해 자기 한 몸 바치는 숭고한 직업 정신이라고 생각되지만, 한편으로는 저 사람들이 저렇게 머리가 깨지고 살이 찟어지고 빌딩에서 떨어지며 실제로 죽을 고비를 넘어가며 온몸이 부서져 나가고 있는데 내가 그걸 보면서 즐거워한다는 사실에 왠지 모를 죄악감이 들더라. 특히나 이 영화는 ‘영화니까’라는 핑계가 안 통하니까. 영화 포스터의 광고 문구대로 ‘리얼 액션’이니까. 화면에서 팔이 꺽기면 진짜로 꺽기는 거고, 빌딩에서 목이 꺼꾸로 꺽여서 떨어지면 진짜로 목이 꺽기는 거니까. 아.. 소름끼쳐..

지나친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는 태국 영화이고 이런 "리얼 액션"을 하는 게 어찌 보면 제작비라는 현실적 문제에서 내린 선택일 수도 있겠다라고 생각해보면, 왠지 씁씁한 기분이 들었다. 전에 흘려 들은 이야기중에 모 FPS게임내에서 괴물의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대신에  인건비가 싼 나라의 사람들을 고용해서 괴물을 조종하게 할 계획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돈 많으신 선진국분들이 삐까뻔적한 갑옷과 무기를 들고 헝겁쪼가리 갑옷에 부실한 무기를 든 못사는 나라의 사람들을 온라인 게임내에서 인간사냥!" 뭐.. 이런 씁쓸함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2009/08/14 21:37 2009/08/14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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