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설이다 (I Am Legend , 2007) ★★★ :: 2008/08/23 12:00

>나는 전설이다. 그리고 오메가 맨. 그리고 다시 나는 전설이다. 같은 이야기가 3번의 걸쳐서 영화화 되었다. 하지만 각각의 이야기는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매우 다르다. 첫번째 영화는 소설을 충실히 영화로 재현해서 인류의 멸망과 그 마지막 인류가 전설이 되는 이야기였다.(주1) 그러나 이번 윌 스미스의 나는 전설이다는 겉보기에는 오메가 맨과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내가 어릴 적에 너무나 인상깊게 봤던 오메가 맨은 자신이 세상에 마지막 인간이든 뭐든 상관없이, 밤만 되면 좀비들이 쳐들어 오건 말건 굳건히 살아간다. 매일 아침 같은 시간에 일어나서 조깅을 하며 자신의 일상을 녹음하는 철두철미한 찰튼 헤스턴은 말 그대로 "맨"이다. 하지만 윌 스미스는 그에 반해 너무나도 인간답다. 세상에 자신이 혼자 남았다는 사실을 견딜 수 없어서, 가게마다  친구를 사귀고 몰래 다른 여자를 훔쳐 보며 설레기도 한다. 그래서 마네킹이 길 한가운데 서있는 사실이 견딜 수가 없었던 것이고, 세상에 오직 하나 남은 가족을 잃었을 때 더 이상 살아갈 의지를 잃었던 것이다. (주2)

사실 나는 이 것으로 이 영화는 충분하다고 본다. 어이 없게 끝나 버리는 마지막 20분이 사실은 감독의 의도가 아니라는 점이나, 뒤 늦게 유출된 감독판 다른 엔딩이 주는 의미가 원작 소설에 좀 더 가깝다는 것이나,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제목이 나는 전설이다 이기 때문에 잔뜩 기대한 관객들에게 프랜시스 로랜스 감독이 날리는 콘스탄틴 마지막 씬의 가운데 손가락 같은 것이 아닐까?

주1. 미쿡 사람들이 쓰는 표현 중에 "You are history."가 있다. 말 그대로 넌 (죽어서) 역사가 되었다는 건데. "I am legend"도 마찬가지 의미였다. 최후의 인간이 좀비(?)한테 붙잡혀서 죽으면서 마지막으로 외치는 말이 저거다.
주2. 아마도 아무 일없이 시간이 흘러 4-5년 뒤 개가 늙어서 죽었으면 윌 스미스는 그냥 자살하지 않았을까?

2008/08/23 12:00 2008/08/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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