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 5센티미터 (秒速 5センチメ-トル, 2007) ★★★ :: 2007/06/25 03:34


네, 또 보고 왔습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초속 5센티미터... 몇 차례의 포스팅을 통해서 이 영화에 대한 언급을 했었듯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감독이고, 또한 '초속 5센치미터'는 정말로 제가 기대하던 작품입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 주의 시간을 달리는 소녀에 이어서 '영화를 보기 위한 서울 상경'의 연속 시리즈 2탄이군요.. 역시나 이번에도 오직 상암과 강변 CGV에서만 상영을 하고 있습니다. -_-;; 이번에는 강변 CGV의 인디영화관에서 관람을 하게 되었습니다. 상당히 작더군요.

영화에 대한 감상을 간단하게 줄이자면, 역시나 명불허전! 입이 떡! 벌어지는 놀라운 작화 수준, 하지만 그에 못 미치는 드라마, 그런 고로 별 세개에서 머무릅니다.

작화 수준은 지금까지 제가 봤었던 모든 작품을 통 털어서도 손에 꼽을 만큼 훌륭한 작화 수준을 보여 줍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극 사실주의적 표현이 이번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선보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핸드폰, 세탁기, 교실의 풍경, 거리의 풍경들을 마치 사진과 같이 리얼하게 표현합니다. 게다가 롱테이크 없이 점프 컷으로 쉴새없이 넘어가는 각각의 씬들이 너무나도 작화수준이 좋아서 화면만으로도 입이 떡 벌어지고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아름다운 화면을 보여주더군요.
특히나 작화중에서도 빛의 표현에 매우 신경을 쓴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애초의 신카이 감독의 채색 스타일이 화려한 색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그 화려한 색 안에서의 실제 빛이 빛으로서 제 역활을 못 할 수도 있는데 작품 전체에 걸쳐서 빛의 표현과 또한 빛으로 인해 생기는 그림자의 표현에 매우 신경을 쓴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2화에서 태양빛을 표현한 많은 씬이나 로켓 발사 씬에서의 그림자 처리는 그 자체만으로 감동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놀라운 작화를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가 고작 별 3개밖에 받지 못한 것은 이번 작품이 이야기라는 부분에서 좀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영화는 총 3편의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각의 이야기가 2-3년 정도의 공백을 두고 이어지고 있지만, 2화, 3화로 갈수록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의 연계성이 떨어지고, 또한 하나의 이야기로써도 완성도가 떨어지지 않나 싶습니다. 특히 3화는 정말로 단편적인 감상 파편을 나열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생각이 들더군요.
1화에서 두주인공인 타카기와 아카리와의 이야기가 너무나도 강하게 표현되었죠. 이 뒤로는 앞선 이야기의 그늘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타카기의 모습만이 비춰지는데, 이 전개가 3화에서도 변화없이 쭉 이어져 나가다가 그대로 영화가 끝나버리는 것이 너무 이상했습니다. 2화의 화자인 카나에의 역활이 너무 미미하고 또한 세 명의 주인공들이 각자의 감정을 잘 수습하지 못한채 - 혹은 관객에게 전달하지 않은 채 - 그대로 영화가 끝나고 말았습니다. 뭐랄까 발단과 전개만 있고, 그 뒤의 위기, 절정, 결말이 없는 느낌이라고 할 까요? 주로 주인공들의 독백과 감정의 흐름을 통해서 이야기를 발전시켜나가는 신카이 감독의 스타일로 보았을 때, 3화에서의 전개는 너무나도 의외였습니다. 감독의 의도가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습니다만, 하나의 전체적인 이야기라는 면에서 신카이 감독의 이전 작품보다 약간은 못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무수한 단상들.
1. 오마주로 보이는 몇가지 씬이 있더군요. 우선 2화의 로켓트 발사씬 - 오네아미스의 날개, 3화의 기찻길 건널목 씬 - 바다가 들린다. 음.. 오마주가 아니고 그냥 비슷한 씬이겠죠? ^^;;;
2. 1화에 나오는 고양이 치비는 '그녀와 그녀의 고양이'에 나오는 그 고양이로 보입니다. 친구 '미미'를 언급하는 걸로 봐서 거의 맞지 않나 싶네요.
3. 솔직히 말해서 필름 화질이 좀 구리더군요. 나중에 DVD내지 블루레이로 나오면 다시 구해서 봐야 할 듯... 하긴 지난 주에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보고 나서 누가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어둠의 경로를 통해 구해보는 것을 봤었는데.. 영화관보다 훨씬 화질이 좋더군요.. -_-;;
4. 아!! 또 보고 싶은데, 볼 수 없는 이 상황이 너무 아쉽네요.
5. 스탭롤을 보는 데 원래 자주 애니메이션 출신 감독이기는 해도, 원작, 각본, 감독, 음악감독, 작화, 배경, 색채지정까지 아주 북치고 장구치구 혼자 다하더군요. -0-

2007/06/25 03:34 2007/06/25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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