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PIFAN 21일 심야 클립, 어느 프랑스 가족의 섹스 연대기, 로스 치도스 :: 2012/07/22 22:54

다수의 스포일러 포함. 하지만 이 영화들 극장에 걸릴 일 없으니 안심하세요.

클립 (Clip, 2012) ★★★★★
이번 영화제의 최대수확이 될 수도 있는 영화. 100분 상영시간인데 마치 3시간처럼 느껴진 영화. 마치 도그마선언을 추종하는 영화처럼 다큐보다도 더 다큐같은 영화였다. 사실 클립이라는 제목 그리고 내용으로 등장하는 동영상 촬영을 통해서 다큐 느낌을 전달하기도 하지만 이렇게까지 정말 무미건조하게 표현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정말 무미건조하다. 이렇게까지 무미건조할수 있나?
영화 내용은 사람에 따라서 'ㅅㅂ 미친 잡년놈들이 세상의 온갖 미친 짓거리를 다하고 다니네'라고 욕지꺼리를 내뱉거나 아니면 가슴에 짠하게 시려오는 영화가 될 거 같다. 이렇게까지 극도로 정반대의 감상이 나올만한 영화는 감각의 제국이후 처음인거 같다. 특히나 십대의 고민, 관심, 시선 등을 그냥 "그대로" 옮겨놔서 대부분의 관객들의 시선인 '어른의 시각'에서 보면 정말로 영화 상영시간 내내 미친짓만 하고 다니는 걸로 보인다. 하지만 그 가감없는 표현이 오히려 더 그 네들의 심정을 잘 표현해주는 것 같더라. 입버릇처럼 '공부해야 해'를 핑계로 쓴다거나, 그러면서 공부는 커녕 맨날 친구들과 놀러다니고, 그러면서 머리 속에는 섹스밖에 없고, 한번 시작하고 나니 미친듯이 섹스에 매몰되는 거나, 앞뒤 가리지 않고 일단 다 부시고 보는 거나. 정말 아무 생각없이 사는 것처럼 보이는데, 왠지 왜 저러는 지 공감이 가더라. 감정이입이 과도 했던걸 수도 있고, 아니면 잘은 모르지만 세르비아라는 배경이 한 몫하는 것 같기도 하고.
또 다르게 영화가 건조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부분이 주인공이 고아원 방문을 갔다 와서 태도가 바뀌는 부분인데 이 부분도 일반적인 연출과는 너무나 달랐다. 솔직히 갑자기 태도가 고분고분해져서 '미친년 갑자기 왜 저래?' 이래도 할말이 없을 정도로 관객 입장에서 뭔가 극적인 연출을 통해서 보여주질 않아.
영화 클라이막스에서 보여준 남자주인공의 폭행도 마찬가지야. 사실 저게 클라이막스라기보다는 기승전까지 가지도 않고 전 가운데 정도에서 영화를 끝내버린 건데 아버지의 죽음, 그리고 임신이라는 인생의 대박 빅 이벤트를 주인공 커플이 어떻게 극복 혹은 좌절하는 지는 보여주지도 않고 약간의 희망만 살짝 보여주고 끝내버린 것이니까.
뭐 결론적으로 감독이 처음부터 제대로 '노리고' 각본을 짰다고 밖에는 말 할 수가 없다. 뭐랄까 누군가와 같이 보고 같이 이야기하고 싶은 욕구가 무진장 샘솟는 영화인데, 과연 쌍욕안하고 끝까지 자리지키고 볼 수 있는 사람부터 많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포기한다.
마지막으로 세상에나! 감독이 여자다. 게다가 83년생이다. 와 이건 진짜…


어느 프랑스 가족의 섹스 연대기 (Sexual Chronicles of a French Family) ★★★☆☆
어른들을 위한 훌륭한 성교육 비디오 혹은 공익광고. 이번 금지구역 영화들은 다 그닥 금지구역스럽지가 않게 다들 너무 멀쩡하다. 그리고 이 영화도 앞선 클립처럼 따로 연출이나 스토리 자체에 대한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드라이하다. 하지만 각 가족 구성원들의 이야기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각자마다 다른 독특한 시선과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재미가 있는 건데, 다큐 느낌을 주려고 너무 컷을 오래 끌어서 지루했던 장면이 몇개 있었다. 사실 이런 내용을 빠른 컷으로 치고 가면 의도가 전달이 잘 안될테니 필요악이긴 한데, 그렇다 하더라도 내용 자체가 워낙 돌직구이고 이런 주제를 다룬 영화 자체가 흔하지 않으니까, 소재와 돌직구적 표현만으로도 가치가 있지 않나 싶다.


로스 치도스 (Los Chidos, 2012) ☆☆☆☆☆
왠만해서는 영화보다 도중에 나오는 일이 없는데,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기본적인 완성도가 너무 떨어져서 견딜 수가 없었다. 대충 스토리도 감이 오는 데 스토리도 그다지 쇼킹하지 않고, 혹시 이 영화의 형식이 의도하지 않은 것이라면 이건 그냥 필름의 낭비다. 음악가의 돈지랄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2012/07/22 22:54 2012/07/22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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