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PIFAN 21일 중노동, 우주전함 야마토, 아르가의 늑대인간, 역전재판 :: 2012/07/22 22:30


다수의 스포일러 포함. 하지만 이 영화들 극장에 걸릴 일 없으니 안심하세요. 아, 역전 재판은 개봉할 수도 있겠구나.

중노동 (Hard labor, 2011) ★★★★☆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굉장히 정적이면서도 일관적으로 먹고 살기 쉽지 않은 삶의 체험현장을 보여준다, 특히 취업난을 통해서. 영화 마지막에 취업컨설팅에서 현사회는 정글과 같은 약육강식이니 취업을 위해서 감춰진 본능을 다시 끄집어 내라며 마구 소리지르는 엔딩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인류가 몇천년의 시간끝에 쌓아 올린 현 시대의 사회와 문화, 그리고 그 근간을 받치고 있는 자본주의가 결국은 개개인을 원시 시대의 약육강식과 본능으로만 살아가던 시대와 별반 다를 바가 없다는 건데. 극중 대사처럼 모두가 웃으면 가면을 쓰고 있지만 인류가 아직 더 성숙해져야 한다는 측면으로는 동감이 간다.
영화 내적으로는 작년 PIFAN을 통해 보았던 애니멀킹덤과 비슷한 연출 흐름을 보여줬는데 다만 좀 더 연출과 화면에 힘이 실렸더라면 좋았을 같다. 애니멀킹덤이 영화내내 긴장의 끈을 놓치 않게 끌고 가다 마지막에 그 긴장을 전부 터트려 버렸다면, 중노동에서는 (의도한 것인지는 몰라도) 애초에 그다지 긴장을 끌어 모으려고 하지 않아 보였다. 그래서 주제의식도 좀 약해보이는 것 같아 많이 아쉽다.

우주전함 야마토 (Space battleship Yamato, 1977)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름은 한번쯤 들어봤을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작품. 하지만 제목에서부터 풍기는 군국주의 테마와 지금으로 보면 매우 진부한 대본과 연출 그리고 그다지 좋게 봐줄수 없는 작화등등을 전부 고려하면 개인적인 평가는 많이 갈릴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그 당시 애니메이션 업계에 준 의미는 단순한 이 작품 내적인 주제에 국한하지 않고 애니메이션이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리얼리티 애니의 시작이자, 건담으로 이어지는 계보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봐야 할 필요가 있겠다.


아르가의 늑대인간 (Game of Werewolves, 2011) ★★★☆☆
상업 코믹 호러 영화, 그리고 재미있다!! 도입부의 배경을 설명하는 만화부터 화끈하게 에로로 눈을 확끌더니 (근데 이건 낚시였다!!) 마지막까지 적절히 웃음과 긴장을 유지시켜준다. 뭐니뭐니해도 조연인 비글 강아지의 역활이 정말 훌륭했다. 이 영화에서 이 강아지 캐스팅은 정말 신의한수였던게 도중도중 지루해질 수 있는 여러 장면에서 소소하게 개그로 넘어갈 수 있게  도와주고 도중에 손가락씬은 진짜 대박!!! 아마도 포룸 패러디 + 다른 것이 섞여 있는 것 같은데. 진짜 쵝오!!! >_<)=b
한가지 재미있는 건 보통 호러라면 필수요소로 나오는 게 에로인데 신기하게 이 영화에는 여자가 한명도 안나온다. 유일하게 비중있는 역은 마지막에 나온 할머니가 유일한 정도? 그것도 너무 쉽게 퇴장해버린다. 활용하기에 따라서 주인공 친구와 눈이 맞는 약빤 듯한 개그로 가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아쉬웠다.
진지한 이야기로는 스페인 시골이라는 배경을 아주 잘 써먹었다는 점? 나같은 문외한에게도 땅을 좀 만 파면 무기가 여기 저기서 튀어나온다는 설명을 잘 커버한 것으로 보이니까. 다만 늑대인간 저주 + 백작부인 이야기가 고작 100년 전이라는 건 좀 억지스럽다 적어도 200년은 거슬러 올라가야 되지 않나?


역전재판 (Ace attorney, 2012) ★★★☆☆
원작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즐겁게 볼 만한 오락영화. 미이케 다카시 감독 특유의 과장과 허무개그가 역전 재판을 대표하는 여러 요소와 잘 어우러져서, '이의있소!'뿐만 아니라도 충분히 즐겁게 볼만한 눈요기 거리들이 풍부하다. 물론 중간중간 등장하는 골목길의 역광 샷이라던가 자살씬등은 미이케 다카시감독이 단순히 오락영화 감독만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다만 재판이라는 소재가 가지는 사회적 의미와 무게감에 비해서, 게임이 원작이라는 한계때문일수도 있지만, 재판이 너무 가볍이 다루어지고, 재판을 단순히 선과 악의 대결로 단순화시키는 이야기 구성은 아쉬웠다. 특히나 현재 우리나라와 같이 사법 정의가 제대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는 현실에서 사법 정의에 대한 단순화는 아무래도 마음 한구석이 불편할 수 밖에 없었다. 아마 모든 사건의 흑막인 카루마 검사의(스포일러 방지) 경우도 현실에서라면 단순 업무상 과실정도로 사건이 축소되고 기존의 지위와 권력을 계속 유지하겠지..

2012/07/22 22:30 2012/07/22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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